이번 여행의 숙소를 정할 때 수영장 컨디션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는데
자스민59 호텔의 수영장은 기대 이상으로 마음에 들어 오래 머물렀다
일단 입장하면 유아용 풀과 선베드가 보인다
뷰는 유아용 풀이든 성인용 풀이든 모두 고층 건물뷰라 특별할 것이 없지만
건물들이 비슷한 듯 하면서도 각자의 개성이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유아용 풀과 성인 풀이 ㄱ자 형으로 이어져 있어서 물속에서도 이동 가능
이렇게 벽을 따라 이동할 수 있다
관리인 친구(이름은 까먹었지만 아무튼 친구 먹음)가 수시로 상주중이라 수영장은 관리가 잘 되는 편
성인용 풀은 직선거리도 꽤 길어서 단순한 물놀이용이 아니라
제대로 된 수영 연습도 할만 하다(수심이 깊지 않으니 다이빙은 절대 X)
풀장 정면에도 역시 고층 건물뷰
대부분 호텔이나 레지던스라고 한다
선베드에 앉아서 쉬는 사람들은 종종 있지만
수영을 하러 오는 사람은 많지 않아서 늘 전세 낸 것처럼 이용할 수 있었다
사방팔방 다 꺽다리 건물들
방콕에서 가장 핫한 루프탑바인 티츄카도 꽤나 잘 보인다
수영장 운영 시간이 저녁 9시까지라 밤에 오면 조명이 켜진 모습도 볼 수 있을 듯
다 좋은데 유리에 빗물인지 수영잘 물인지 물 얼룩이 끼어서 가까이 가면 시야가 흐려짐
정면에 마주보고 있는 건물은 S59라는 이름의 레지던스 건물인데
너무 가까운 정면에 있다 보니 종종 민망한 상황이 벌어지곤 했다
저질 체력이라 한 번 수영을 하면 끝에서 벽을 붙잡고 한참 동안 숨을 골라야 했는데
발코니에 나오는 분들이 속옷 차림이나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나오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근데 더 신기한 건 나와 눈이 마주쳐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자기 볼 일을 보거나(대부분 빨래를 널러 나오는 듯)
심지어는 자연인 상태로 손인사를 하는 서양인 누님도 있었다 허허 이것이 방콕인가?
뭔가 민망한 상황이 벌어진다 싶을 땐 옆건물로 고개 돌림
여기는 무슨 건물인지 찾아보지 않았다
이렇게 고층 건물이 많은데 지금도 공사는 현재진행형이다
빌딩숲이라는 말이 너무나 어울리는 도시
참! 그리고 자스민59 호텔 수영장은 그늘이 많다
파야 호텔 수영장에서는 직사광선을 돌직구로 때려 맞아야 했는데
여긴 그늘 진 곳이 많아서 선크림을 깜빡한 날에도 피부에 큰 타격이 없었다
성인용 풀 쪽에도 쉴 수 있는 베드형 소파가 있어서 지치면 잠시 쉴 수 있다
자스민59 호텔의 단점이라고 하면 한국인이 많다는 점인데(가성비 호텔로 소문남)
로비와 조식당에 한가득 있던 한국인들이 수영장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2박을 묵는 동안 수영장에서 딱 두 팀 봄
여긴 사우나와 화장실이 있는 공간
유리창이 너무 트여있어서 옷을 입어야 하나 벗어야 하나 고민했는데
친절한 직원 친구에게 물어 보니 "up to you"라는 답을 해줬다
안쪽까지 찍지는 않았지만 화장실도 깨끗함
파우더룸까지는 이해하는데 사우나 내부도 확 트여있다(심지어 창문까지 열어둠ㅋㅋㅋㅋㅋ)
개방감은 만점인데 옷을 벗고 이용하려니 민망민망
그런데 또 나 혼자 입고 있는 것도 민망해서 그냥 벗고 다녔다
(사진은 다 나가고 아무도 없을 때 찍음)
5분 정도 지나니까 이런 환경에도 적응은 되더라
아까 건물 발코니에서 봤던 서양인 투숙객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ㅋㅋㅋㅋ
이외에 세탁실도 있고 탈수기도 있고 시설은 더할 나위가 없었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은 헬스장은 관리가 좀 부실했다
랫풀다운 머신은 케이블이 끊어져서 중량 조절이 불가했고
다른 기구들도 좀 부실한? 유격이 큰 느낌이라 함부로 건드리지 않았다
그나마 유산소 운동 기구는 괜찮았던 듯
고급 호텔 수영장과의 비교는 당연히 무리지만 중저가형 호텔 수영장 중에
이 정도 컨디션이면 가성비가 아주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