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는 통로역 근처(통로역~에까마이)가
MZ들의 핫플이라 해서 산책 겸 구경을 나왔다
태국 여행을 떠나기 전에 7월은 우기라는 말에 걱정을 좀 했는데
일주일을 머무는 동안 비를 맞은 건 딱 두 번뿐
그것도 옷을 흠뻑 적시지도 못하는 약한 가랑비였다
극우기가 아니면 우기라고 크게 겁낼 필요는 없을 듯하다
사진을 찍은 시간이 교통량이 조금 줄어드는 시간대라 차선 하나가 비어있다
이 정도 통행량이면 BTS가 아닌 그랩 택시를 불러도 원활한 이동이 가능하다
막히는 시간대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그랩 기사들이 요청을 받은 후에 취소하는 경우가 상당히 잦다
(일단 킵해놓고 그 뒤에 더 괜찮은 콜이 들어오면 취소하는 듯)
심지어 25분을 기다렸는데 취소한 경우도 있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사다리꼴 모양으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건물들이 많다
그리고 대마 합법화의 여파로 대마샵이 발에 치일 정도로 넘쳐난다
번화가의 큰길 위주로 다녔기 때문에 더 눈에 자주 띈 부분도 있지만
체감상으로는 우리나라의 편의점과 교회 숫자를 더한 정도로 많았다
물론 방콕에서도 외곽으로 빠지면 숫자가 확 줄겠지만 관광객들이 주로 다니는 지역은 그랬다
태국 방문객은 입국 시 주의 깊게 검사하므로 혹시라도 호기심을 보이는 일은 없도록 하자
나도 새벽에 귀국을 했는데 마약탐지견들이 나를 포함한 모든 탑승객의 몸과 짐 주변을 한참 돌아다니며 수색했다
신호 없는 횡단보도를 찍었는데 여기는 도저히 못 건너겠더라
러쉬아워 때는 말할 것도 없고 한산한 시간대에도 횡단보도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차들이 쌩쌩 달린다
그래도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는 보행 신호 시 대부분 신호를 지킨다(신호등이 무용지물인 하노이와의 차이)
횡단보도 표지판인데 주먹과 신발 디테일을 살린 점이 독특하다
방콕에는 고층 건물이 정말 많다
이 건물은 고급 주거시설로 보이는데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무척 깨끗했다
우측을 자세히 보면 발코니에 실외기가 호당 세 대씩이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도로 구성이 특이해서 찍어본 사진
방콕에서는 교통량이 적은 시간대에도 운전이 힘들 것 같다
방콕에서 나의 발이 되어준 BTS
여름마다 우리나라 지하철에서는 '춥다 VS 덥다'의 논쟁이 자주 붙는데(실제로 민원이 엄청나다고 한다)
BTS를 한 번 타보면 우리나라 지하철 에어컨은 그저 냉풍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호텔에서 7분을 걸어와서 BTS 육교 계단을 올라와 티켓을 끊고 지하철을 기다린 후
열차에 탔는데(더위에 15분 이상 노출된 상황) 5초 만에 "어우 추워"라는 말이 육성으로 나오더라
에어컨 기온 설정도 낮은데다 풍량도 최대 풍속으로 틀어놔서 땀이 순식간에 얼어붙는 느낌이다
그 뒤로는 BTS 탑승용 마스크와 접이식 바람막이를 꼭 챙겨 다녔다
저녁의 방콕 감성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밤의 방콕보다 저녁의 방콕이 좋다
교통 혼란 속에서도 신호를 지키는 오토바이의 모습
어떻게 보면 오토바이 배달부들의 매너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낫다
보행자를 배려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고 신호도 나름대로 지킨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스쿨존에서 신이 나서 폭주하는 오토바이들을 보니 한숨만 나올 뿐...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본 전봇대의 전선이 엄청나다
저 전선 뭉탱이가 높이 걸려있는게 아니라 사람 눈높이에 있다는 게 참 ㅋㅋㅋㅋ
이 날 저녁은 푸드판다라는 배달 어플로 주문했다
태국은 원래도 배달비가 저렴한데 신규 가입, 재구매, 프로모션 등
쿠폰까지 엄청나게 줘서 외식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먹었다
돈까스 도시락과 닭튀김, 면까지 세트로 구성된 메뉴를 시켰는데
배달비 포함 대략 120바트 정도를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너무나 풍족했던 양에 비해 맛은 아쉬웠음 ㅠㅠ
통로역 주변에서 기억에 남았던 마사지샵은 DALA 38이라는 마사지 샵(오른쪽)이었다
213개의 구글 리뷰에도 4.6의 높은 평점을 유지 중인 곳인데 실력만큼이나 분위기가 독특했다
일단 마사지사가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학생으로 배정되었다
살짝 불안했지만 결의에 찬 소년의 눈빛을 보니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
마사지 시작 전 화장실을 가려고 미닫이 뒷문을 열었는데
화장실 앞에 어린 남녀 학생들이 10명 넘게 앉아있더라
수습생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좁은 곳에 모여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괜시리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화장실 문도 헐렁한 미닫이라 소리가 새어나가는게 민망했다
그들도 소변을 조심히 보는 나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 않았을까? ㅋㅋㅋㅋ
마사지는 힘도 적당하고 섬세한 동작으로 진행되었고
시간 내내 온전히 집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완숙함은 부족했지만 중등급 이상은 될 듯
아쉬운 점은 커튼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서 발 마사지를 받던 한국인 커플이
내가 마사지 받는 모습을 구경하게 됐는데 살짝 민망했다
혹시 전신 마사지를 받을 거라면 개인실을 요청하길
달라38 마사지의 가격은 일반 마사지샵에 비해 살짝 더 붙는 정도
티츄카와도 가깝고(도보 2분 거리) 해피아워 시간대를 활용하면
20% 요금 할인이 가능하니 추천할만한 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