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태국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은 것은 바로 숙소 선택이다
평소 여행 숙소를 고를 때의 기준은
1. 혼자 묵을 때의 숙박 가격은 1박당 10만 원 이하일 것
2. 조식으로 점심까지 때울 수 있으니 조식 퀄리티가 괜찮을 것
3. 위생 및 취침 환경이 쾌적할 것(중국, 인도 패키지 단골 숙소 X)
4. 너무 외지지 않은 위치
5. 수영장이나 헬스장 퀄리티가 괜찮으면 땡큐
대충 이 정도인데 조식을 무려 2순위로 볼 정도로 중요도가 높다

내가 알아본 파타야의 숙소는 대부분 극과 극이었다
말도 안되게 저렴한 가격으로 1박을 묵을 수 있는 숙소도 많지만
퀄리티가 높아질수록 가격은 빠르게 뛰었다
방콕은 조건을 타협하면 가성비를 찾을 수 있는 중위층의 폭이 넓었는데
파타야의 중간 계층 숙소는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았다
태사랑을 눈팅하던 중 가장 눈에 띈 곳이 바로 파타야의 파야 호텔(Payaa Hotel)이다
24시간 스테이를 전면에 내세워 인기가 높아진 곳인데(ex. 새벽 2시 체크인, 다음날 새벽 2시 체크 아웃)
이곳의 또다른 장점은 조식이 엄청나게 맛있다고 소문이 났다
까다로운 한국인 여행객들의 취향에 맞출 정도면 다른 조건들도 보통 이상은 하리라는 믿음으로
파타야의 3박 일정을 모두 파야호텔에 올인했다
파야 호텔의 숙박 전반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그건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은 조식에 대해서만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일단 파야 호텔의 조식은 총 9가지의 메인 메뉴 중에서 선택이 가능한데
3일 동안 머물며 모든 메뉴를 섭렵했으니 사진을 보면서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아래의 메뉴 앞에 붙인 번호는 조식 메뉴판(까먹고 안 찍음)의 메뉴 순서와 같다
1. 풀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아메리칸 브렉퍼스트는 호텔 조식이 아니어도 주변 식당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메뉴다
주로 계란 후라이와 베이컨, 햄 그리고 팬케이크 또는 토스트가 함께 제공되는데
파야호텔 조식의 풀 아메리칸 브렉퍼스트는 Full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음에도
팬케이크나 토스트는 보이지 않았다
이유를 짐작해 보자면 아마 빵 메뉴가 추가로 주문이 가능하고(무료)
프렌치토스트도 메인 메뉴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듯하다
맛은 정말 무난하다
파야호텔의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요리 실력이 부족하다기보다는
그냥 메뉴 자체가 유명세에 비해 특별한 부분이 없긴 하다
그래도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베이컨은 너무 익어서 과자 같은 느낌이었고
구운 토마토나 계란 소시지 등은 맛이 괜찮았다
아메리칸 브렉퍼스트를 엄청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면 추천까진 아니고 쏘쏘
2. 프렌치 토스트와 요거트
이 메뉴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먼저 프렌치토스트는 전문점의 맛보다는 홈메이드 느낌이 났다
기름 조절에 실패한 것처럼 기름을 좀 많이 흡수했고 달았지만
그래도 계란옷은 적당하게 묻었고 익힘 정도도 적당해서 한 번 맛보기엔 괜찮았다
최애 메뉴에 등극하는 열쇠는 요거트가 쥐고 있었다
너무 맛있어서 매일 (프렌치토스트 빼고) 요거트만 따로 주문했을 정도니 말이다
아무래도 여행을 하다 보면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기 힘든데
요거트로 유산균과 단백질을 고루 채워주니 매일 아침이 든든하고 시원했다(?)
맛도 신선한 요거트에 과육이 살아있는 바나나, 각종 토핑까지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다른 메뉴를 주문하더라도 요거트만큼은 꼭 추가하길 바란다
단, 요거트가 메인 메뉴인 만큼 양이 꽤 되기 때문에
소식좌들은 주문 시 양을 적게 달라고 미리 요청하는 편이 좋겠다
3. 포크/치킨 보일드 라이스 콘지
포크 or 치킨 중에 선택이 가능한데 나는 치킨을 선택했다
슴슴한 닭죽 위에 바삭한 뭔가가 올라가 있는데 보이는 그대로다
전날 과음을 했다면 해장용으로 먹거나 아니면 입맛 없는 어르신께 추천할만하다
다 먹는게 힘들진 않았지만 다시 먹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4. 팬 프라이드 에그
여행 전 파야 호텔 조식 후기를 찾아볼 때 가장 평가가 괜찮았던 메뉴였다
그래서 기대를 하고 시켰는데 음... 글쎄?
아메리칸 브렉퍼스트를 팬에 올려놓은 듯한 느낌이랄까
물론 그냥 비빔밥보다 돌솥비빔밥이 더 맛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두 메뉴에 큰 차이가 있는 건 아니니까
그래도 햄의 종류가 다르고 다진 고기 등이 뜨끈하게 달궈져서 아메리칸 브렉퍼스트보다 더 포만감이 느껴지긴 했다
그치만 내 스타일은 아닌 걸로~
5. 에그 베네딕트
에그 베네딕트도 먹었는데 사진이 없다
아마 그 날은 내 주변 테이블의 중국인들이 역대급으로 시끄러웠던 탓에
짜증이 나버려서 빨리 먹고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다 에그 베네딕트 사진을 깜빡한 것 같다
중국인들은 자기들끼리만 있어도 상당히 시끄러운데
테이블 당 한 두명씩은 꼭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해서 더~~욱 시끄러워 진다
파야 호텔의 조식당에는 특히 중국인들이 많아서 매일 아침마다 정신이 없었다
뭐 아무튼 에그 베네딕트의 첫맛은 담백했고 끝맛은 느끼했다
원래 에그 베네딕트를 좋아하고 즐겨 먹는 사람이 아니라서 퀄리티가 좋은지 안 좋은지 판단이 어려운데
주위 테이블들을 둘러보면 에그 베네딕트를 먹는 테이블이 꽤 많았다
혹시 부담이 되면 한 조각 주문 후 추후에 추가 주문도 가능하니 먼저 한 조각만 시켜서 먹어보자
6. 스모크 살몬 와사비
진짜 말 그대로 훈제 연어에 와사비가 올라간 메뉴다
아보카도와 으깬 감자도 함께 들어 있어서 한 조각만 먹어도 든든하다
근데 이 역시도 내 취향은 아니라서 한 조각 선주문을 추천
개인적으로 에그 베네딕트보다는 스모크 살몬 와사비가 더 맛있었다
7. 치킨 커리 라이스
카레를 워낙 좋아해서 이 메뉴는 첫날에 가장 먼저 시켜서 먹어봤다
인도식 걸쭉한 카레가 아니라 한국과 일본식 카레의 느낌이 섞인 듯한 맛이라 오히려 좋았다
밥이 좀 윤기 있고 찰진 우리나라 스타일이었으면 훨씬 맛있었을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로컬 식당에서 나오는 쌀보다는 덜 푸석해서 카레 소스에 비벼먹으니 나쁘지 않았다
로컬의 맛보다 익숙한 맛을 선호한다면 추천
8. 퀴노아 프라이드 라이스(비건)
비주얼부터 건강미(?)가 넘친다
근데 맛도 의외로 나쁘지 않다
두부 부침과 퀴노아 볶음밥의 조화도 나쁘지 않고
볶음밥의 각종 재료들이 씹는 맛이 있어서 식감이 좋았다
비건 메뉴라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의외의 수확!
물론 돼지고기를 같이 볶았다면 훨씬 더 맛도리였을텐...
9. 홍콩 프라이드 누들(비건)
미드에서 중국 요리를 먹는 장면이 나오면 보통 이런 누들을 먹더라
자극적이지 않고 무난한 맛이지만 개인적으로 탄력이 없는 면은 좋아하지 않는다
각종 채소들이 큼직하게 들어가서 영양 섭취면에서는 괜찮을 것 같은데 그리 입맛 당기는 메뉴는 아니었다
0. 그 외의 사이드 메뉴들
메인 메뉴 외에도 과일과 기본 샐러드 주문이 가능하다
과일은 파인애플과 수박, 용과가 거의 고정으로 나왔고
샐러드도 매일 같은 종류의 기본 샐러드였는데 발사믹 식초 향이 너무 좋았다
과일과 샐러드도 매일 주문하는 것을 추천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주스와 커피, 차도 주문이 가능하다
한 가지를 선택해도 되고 원하면 주스, 커피, 차 모두를 한꺼번에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니
부담 없이 편하게 마셔보도록 하자
개인적인 선호로는 차는 그냥 그랬고 주스 중에는 디톡스보다 모닝 에너지가 좋았다
커피는 커알못인 내가 봐도 퀄리티가 있다고 느껴질 만큼 맛과 향이 좋았으니 커피도 추천
이 빵은 무슨 메뉴에 딸려 나온 건지 아니면 단품 주문인지 모르겠는데
어느새 내 테이블 위에 올라와있었다
그냥 무난하게 찍어먹을 수 있는 빵이었다
잼은 무슨 베리류 잼이었는데 그냥 딸기잼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조식 메뉴들의 완성도가 높고 정갈하다
서버들도 하나 같이 친절했고 바쁜 와중에도 실수 없이 주문을 받아줘서 만족도가 높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메뉴들의 조리법과 재료가 겹치는 부분이 많다 보니
3박 하는 동안 매일 3가지씩 다른 메뉴를 골랐음에도 이상하게 물리는 느낌이 있었다
혹시 조식 포함 스테이가 아니라면 첫째날 조식은 추가 요금을 내고 먹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 후로는 취향에 맞게 초이스~
*조식이 평일에는 주문 형태로 주말에는 뷔페 형태로 운영된다는 후기도 있었지만
내가 묵은 기간에는 주말과 평일 모두 동일하게 주문 형식으로 운영되었다
+ 티스토리를 이제 막 시작했는데 문을 열자마자 찾아준 여덟 분의 귀인분들께 너무나 감사드린다
첫 글을 다시 읽어 보니 수정이 필요한 부분들이 보여서 모바일로 수정했더니
그후로 뭔가가 꼬였는지 유입이 완전히 막혀버린 것 같아 아쉽지만
첫번째 글로 너무나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으니 이 얼마나 럭키빅히초키폭히인가
앞으로도 즐겁게 많은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겠다

파타야 파야 호텔(Payaa Hotel) 소문만큼 가성비가 좋을까? 솔직 비추 후기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혹시 당신이 주간에 파타야 파야 호텔에 체크인을 했는데 창밖으로 이런 풍경이 보인다?1초도 지체하지 말고 데스크로 달려가서 방을 바꿔달라고 말을 해라(전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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